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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에 박힌 거울조각
민밈쓰
2020. 11. 14. 21:42
~
『 혀에 박힌 거울 조각 』
안락한 거실.
이제는 그와 당신의 집이죠.
도통 건강하지 못한 이 관계.
그럼에도 만족하는 구석이 있으니, 유지하고 있겠죠.


함께 있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말로 상처를 주고 다른 생명을 씹는 입,
그 속의 붉은 혀,
주변을 살피는 두 눈은 잦은 철야로 피곤한지 실핏줄이터져있습니다.


뭐가 좋아요? 영화? 아니면, 오늘은 그냥 일찍 잘래요?






아뇨... 처음 들어보네요.







뭐, 그냥 괴담이기도 하고?

말끔한 욕실 타일, 세면대 앞에는 거울이 있습니다.
지켜보는 모제스를 곁에 세워두고 찬란이 입을 엽니다.
동시에 거울 속의 찬란도 입을 벌립니다.
물론 목소리는 하나뿐이죠.

한 번 더 말했습니다.

거울을 마주 보고 있는 그가,

자신에게.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너 누구야?

이성판정 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1감소합니다.



찬란의 표정이 한순간 변합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찬란에게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그시)
당신은 알아봤습니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인간의 표정을.
이어서 지능판정 합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똑똑히 이해합니다.
한사람이 붕괴하고 전혀 다른 것이 될 때,
그 순간이 어떻게 찾아오는 지 말입니다.
이성판정 합니다.

기준치: | 49/24/9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감소합니다.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누구야?"
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어쩐지 머리가 무거워집니다.
시야가 핑하고 돌더니, 갑자기 눈앞이 암전됩니다.
...
..
.
.
[■번째¿]
눈을 팟하고 뜹니다.
거실입니다.




날이 밝긴 하네요. ... 그건 그렇고, 저 아까 쓰러지지 않았던가요? 세면대 거울 앞에서...


잠은 나보단 찬란이 자야할 것 같은데...






(불안한 기색으로 일어나 찬란을 뒤따라가 욕실 문 손잡이에 손을 얹습니다.)
... ... 정말, 그렇게 꼭 하고 싶어요?




... 그래도. 그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면 꼭 그만두기에요.

상황이 점점 이상해지는군요.
찬란이 다시 거울 앞에 섭니다.

말하면서 찬란은 웃고 있습니다.

분명히 웃고 있습니다.


그에게서 너무나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글쎄요. 어땠더라....

분명 그는...

...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너 누구야?

...
다시 멈칫하고 그의 몸이 굳습니다.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찬란의 표정에 묘한 낭패감이 서립니다.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입 모양은 말합니다.
"내가 아니야."
그리고 또다시 눈앞이 핑 돕니다.
암전입니다.
...
..
.
.
[▒ 번째¿]
눈을 뜹니다.
거실입니다.



불안한 기분이 드나요?

저런.

(아까보다 힘이 없달까, 눈은 퀭하고 총기가 없다.)
(당신을 돌아본다.) 모제스.




(곧 의아함도 지워버리고 웃는다.) 해봐요. 네?


같이 해봐요. 재미있을거예요.그렇죠?

장난이라면 제발 그만둬요. 정말, 하나도 재미 없으니까...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
이 두려운 순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보내온, 끝나지 않는 최악의 시기들처럼요.
그와 대화가 통하질 않습니다.
그가 거울 앞에서 말을 못하게 해야할까요?
아니면 거울을 볼 수 없게 해야할까요.
아예 거울을 부숴서 이딴 짓거리를 멈추게 해야할까요?
혹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겠습니까?

(거울을 부수는 것이 제일 완벽한 문제해결 방안일 순 있으나... 무작정 부순다고 하여 찬란이 원래대로 돌아온단 보장도 없고. 말을 못하게 한다 해도 거울을 본다면. 혹은 거울을 보지 못하게 해도 말을 한다면.)
당신은 아마..
무력으로 그를 기절시킬수도 있을겁니다.
아니면, 아예...그 기이한 괴담흉내를 먼저 따라할 수도 있겠죠.
얼마나 효과적일진 모르겠네요?
이대로 놔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좋습니다.

상황상 너무 빠듯하겠는걸요...
물론 검색해도, 그냥 찬란이 말한 내용만 뜹니다.

... ... ...
내가 왜, 찬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줄 알아요? 같이 행복해지고 싶어서?
아니. 그런 것 보다는
같이 불행해져도 좋을 것 같아서 그런 거였어요.
... ... 내가 이걸 같이 해주길 원하는 거죠?

(해사하게 웃는다. 해사하게. 당신에게 손짓한다.)

말끔한 욕실이 보이네요.
모제스, 괴담을 흉내냅니까?

...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그래, 그거에요.
아직 부족하네요.
좀 더 해야죠?

너 누구야?
너 누구.. (점차 낯설게 보이는 제 모습이 소름끼쳤다.) 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너 누구야?

...

너 누구야?
얼마나 반복했을까요.
거울너머로 모제스를 보는 찬란의 표정이 갑자기 변합니다.
다급하게 당신의 어깨를 잡고 끌어냅니다.


찬란이 정신을 차린 걸까요?
하지만 안심할 틈도 없이,
거울 너머에서 쾅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거울을 보면... 그자리에는 당신이 아니라,
절박한 얼굴의 찬란이 대신 거울가운데에 자리합니다.

그가 입모양으로 말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어느쪽이 진짜 찬란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를, 나를 꺼내줘.'

누구의 말을 들을까요.
거울 속의 찬란, 아니면 당신 곁에 있는 그?



'내가 말하는 것을 계속 잘, 살펴봐요.'

분명 처음에는, 알아볼 수 있는 입모양이었는데....
점점 그 뻐끔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정신이 멍해집니다
속삭거리는 소리가 아주 천천히,
천천히 모제스의 고막을 긁어냅니다.

정신력 판정의 극단적 성공이 뜨면 그렇게 해드리죠!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하...............................)
너무 늦었네요. 그렇죠?

점점 속삭거리는 내용에 물들어갑니다.
영겁의 세월,
거대한 존재들,
혼미한 어둠,
공포에 존재를 담고,
당신 안에도 있으며,
우리 모두에게 있는
혼돈이.
자애롭게도 당신에게
친히, 모독적인 신앙을 전파합니다.
당신은 이제 그를 압니다.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습니다.
거울 속의 신에게.
거울 속의 거대한 공포에게.
광기에게.
모제스의 귀에서 팟- 하고 피가 튑니다.

하지만 이내, 찬란의 손에 힘이 스륵 풀립니다.
찬란의 귀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옵니다.
그에게도 닿았을까요?
모제스가 알고 만 것들이.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맥락속에서 죽는 것이 그리 큰 비극도 아니는 것.
우리는 언제나 죽을 수 있고, 정말 하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
욕실안에는 이미 정신이 나간 인간 둘과,
그 인간들을 비웃는 기분나쁜 웃음소리만 맴돕니다.
END 4. 최악의 시기는 이어지고 우리는 함께 남아서.
모제스 생환?
찬란 생환?